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오늘 정상적으로 하는 게 좋죠.”
류중일 LG트윈스 감독은 날씨를 민감하게 살필 수밖에 없었다. 이날 외국인 에이스 타일러 윌슨(31)의 등판 때문이었다.
류 감독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0 KBO리그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큰 구름이 오고 있던데, 오늘은 정상적으로 하는 게 낫지 않나”라는 속내를 비쳤다.
윌슨은 2018시즌부터 LG에서 뛰고 있지만, 올 시즌 중반에서야 투구폼 지적을 받아 논란이 됐다. 하지만 윌슨은 지적을 수용하기로 했다. 와인드업에서 왼쪽 발을 그냥 뒤로 빼는 선으로 정리했다. 물론 하루아침에 투구폼을 바꾸기 어렵긴 하다. 그래서 이날 한화전 등판에 더 많은 눈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날씨가 문제다. 이날 오후 2시부로 서울 전역에는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다만 류중일 감독의 사전인터뷰 시점인 오후 2시부터는 잠실야구장에 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 물론 기상청 레이더 영상으로는 서울 서쪽에 많은 비구름이 형성돼 있다.
류 감독은 “오늘 경기 안 하면 7연전이 돼서, 선발투수들이 4일 쉬고 들어가야 한다”며 “중간에 대체 선발 한 명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큰 구름이 온다고는 하는데, 모르겠다. 비가 언제 내릴지”라고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지난달 12일 잠실 NC전만 생각하면 더욱 답답한 류중일 감독이다. 당시 광주 키움-KIA전, 사직 두산-롯데전, 대전 SK-한화전, 수원 삼성-kt전 등 다른 4경기가 일찌감치 우천 취소했으나 잠실 NC-LG전은 조용했다. 개시 1시간 전부터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오후 5시 경기는 시작했다.
그러나 8분 만에 경기가 중단했다. 1회초가 끝난 시점이었다. LG 선발투수 김윤식만 16개의 공을 던졌다. 형평성에 어긋났다는 류 감독의 항의에 33분 후 경기가 재개됐다. NC 선발투수 구창모도 마운드에 올랐다.
결국 경기는 3회초까지만 펼쳐졌다. 빗줄기가 거세졌기 때문이다. 2시간 22분 만에 노게임이 선언됐다. 65분간 중단된 데다 그라운드 정비 작업 시간까지 포함하면 실제 경기 진행 시간은 1시간여밖에 안 됐다. 무리한 경기 강행에 두 팀은 헛심만 쓴 셈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오후 5시 이후에 비와서 경기가 시작하면 안되잖아”라며 “지난번처럼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뉘앙스가 농담처럼 들리기도 했지만, 볼멘 목소리였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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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02, 2020 at 01:1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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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처럼 안돼” 윌슨 등판 앞두고 날씨에 민감한 류중일 감독 [현장스케치] - MK스포츠 - MK스포츠(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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