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alk] ‘강철비2’로 컴백 양우석 감독 | 민감한 소재 남북 얘기 사명감으로 용기 냈어요 - 매일경제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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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냉전이 종식됐을 때, 유일하게 한반도만 빠져나오질 못했어요. 남북 분단은 미·중 갈등 한가운데 껴버리면서 더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죠. 그래서 우리는 더 치열하게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대응을 모색해야 해요.”

양우석 감독(50)은 신작 ‘강철비2: 정상회담’을 소개하며 이같이 털어놨다. 다소 무거운 표정. 민감한 소재를 다루는 만큼 적잖은 부담을 느꼈지만 ‘사명감’ 하나로 용기를 냈단다.

영화는 남북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하던 중 북에서 벌어진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 ‘백두호’에 납치된 후 벌어진 전쟁 직전 위기 상황을 그린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패권국가의 갈등과 일본의 견제라는 동북아 현실을 바탕으로 남북 문제라는 과제를 안은 한반도 미래를 예측한다.

“감히 고백하건대 분단물의 최종 진화를 표방한다”며 조심스럽게 운을 뗀 그는 “1편이 전쟁과 한국의 핵무장 이슈를 다뤘다면, 2편은 북한 내부 붕괴와 평화적 비핵화를 담는다”고 설명했다.

“ ‘강철비’가 남과 북이 한반도 문제에 주도권과 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판타지에서 시작해 북핵 문제 해결 방안이라는 리얼리티로 나아간 변화구라면, ‘강철비2’는 남과 북이 미중 갈등과 일본의 견제 등 강대국 이해관계 아래에 놓인 종속변수라는 리얼리티에서 출발해 궁극적인 바람인 한반도 평화 체제로 가는 길을 모색하는 직구라고 생각해요. 상호보완적인 셈이죠.”

전편과 마찬가지로 복잡한 국제 정세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역사를 상업 영화로 푸는 과정이 어려웠을 테다.

“해외 유명 정치외교 전문가의 각종 예측과 연구를 기반으로 했어요.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고민과 해외 전문가 논거에 입각해 다양한 상상을 접목했죠.”

특히 잠수함 액션은 한국 영화 최초다. 양 감독은 “리얼한 잠수함을 만들기 위해 해군에서 잠수함장으로 복무했던 김용우 전 함장이 촬영장에 상주하며 일일이 감수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출연진 열연도 눈에 띈다. ‘강철비’에서 북의 최정예 요원 엄철우를 맡았던 정우성이 한국 대통령으로, 남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를 연기한 곽도원이 쿠데타를 일으키는 북의 호위총국장으로 진영을 바꿨다.

유연석은 북한 국무위원장 역을 맡았다. 김정은 위원장을 떠올리게 하지만 외양은 완전히 다른 북한 최고 지도자다. 특히 정우성은 남북 문제를 대하는 우리의 난감함과 무력감,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섬세한 연기를 펼친다. 양 감독은 정우성을 통해 북한을 대하는 우리의 표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다양한 표정을 보여달라고 요청했어요.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북을 바라볼 때 표정을 잃어버렸잖아요.”

영화는 버거운 현실에서도 결국 희망을 얘기한다. “우리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는 인식을 하고 나서야,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작은 평화의 틈새라도 열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 거예요. 한국 사회는 제도 검열은 없어졌지만 내부 검열이 생겼어요. 정부 역할이 커지니 정파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죠. 하지만 그렇게 봐서는 안 되는 분야가 교육과 외교안보예요. 한반도 평화 체제를 얘기하는데 여야가 나뉠 수는 없잖아요? 이 이야기가 세상에 나오면 저는 또다시 비난과 오해, 선입견에 휩싸이겠죠. 그래도 꼭 해야 하는 작업이라고 믿어요.”

[한현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kiki2022@mk.co.kr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70호 (2020.08.05~08.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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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03, 2020 at 09:32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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